2011년 5월 21일 토요일

통일 비전



한반도의 남북 분단 60년의 장구한 세월 속에서 우리들은 자신도 모르게 분단 체제에 익숙해 졌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구성원의 85%가 6.25 전쟁 이후 세대의 세상으로 변하면서 통일을 원하는 사람은 점점 줄고 있다.

한 여론 조사에서는 통일을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54%인 반면, 46%는 통일은 도움이 안 된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처음에는 분단 상황이 부자연스러워 통일을 당연시하였다.  하지만 남북 분단의 세월이 두 세대를 보내면서, 분단 현실에 적응되어 분단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드리고 있다.

이것은 통일을 하지 않아도 현재 상태로 잘 살아 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른 것으로 분단 극복과 통일에 대한 기대를 저버린 부정적 사회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통일 문제에 관한 국민 여론이 분열된 원인 가운데는 통일에 대한 희망의 상실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분단 이후의 북한의 비참한 실상과 평양 정권의 변함없는 혐오스러운 행태와 뿌리 깊은 불신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을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내내 좌절과 실의에 빠지게 만든 정부의 당혹스러운 대북정책도 한 몫을 했다.

통일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국민들의 의식이 점점 희박해져가는 이 시대에 대북 정책에 국민들의 호응을 모으기 위해서는 통일에 대한 희망과 그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국민들의 의지를 결집할 수 있는 통일한국의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통일 비전은 분단 현실의 정치경제적, 사회 심리적 폐해에 따르는 분단 비용과 21세기의 국가 발전을 위한 탈 분단 (脫 分斷)의 불가피성을 충분히 이해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잘 모르고 있거나,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는 분단 비용의 엄청난 폐해를 인식하고 자각할 때, 국민들의 분단 극복의 의지를 통일 비전으로 흡수할 수 있다는 주장과 논리는 설득력을 가진다.

한반도의 분단은 1945년의 지리적 분단과 1948년의 정치 경제적인 체제의 분단 그리고 1950~53년의 북의 남침에 따른 6.25 전쟁으로 점화된 사회 심리적 분단이라는 중첩된 분단 현상으로 고착되면서 천문학적 분단 비용은 우리 민족에게 엄청난 피해를 던져주며 압박하고 있다.

우리는 유사 이래, 한반도의 단일 민족으로 살아왔다. 남과 북의 우리 동포가 함께 살 한반도의 통일은 우리 모두가 이 땅의 주인으로 다시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남과 북이 지리적으로 다시 연결되어, 대륙을 통해 세계로 뻗어가는 한반도의 완전한 열린 공간의 주인으로 행세할 때, 통일한국은 동북아의 중심축으로서 세계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

이러한 모든 것을 생각할 때, 지리적, 정치 경제적 그리고 사회 심리적 분단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통일 비전은 먼저 공간을 열어 가는 개방 시대의 비전을 담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까지, 휴전선으로 갈라진 반 토막  지역 내에서 반세기 넘게 제약된 삶을 살아왔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전체 한반도의 주인으로서의 주인 의식을 잃어가면서도 별로 이상하게 느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통일의 첫 번째 비전은 대륙을 통하는 한반도의 열린 공간을 찾음으로써 실현된다.  

동해안과 서해안에서 북한 지역을 관통하는 철도를 잇고, 고속도로를 확장하여 중국과 러시아와 동남아 그리고 유럽 대륙으로 한반도를 연결하는 열린 한반도의 그림을 그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통일 비전은 경제적 번영을 지향하는 당당한 미래상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의 경제는 분단 상황의 극복 없이는 그 발전에 한계가 있다.

육지와 해상에서의 무력 충돌과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의 위협을 안고 있는 평양 정권의 위험한 변수에 좌우되는 구조적 취약성이 해소되지 않고서는 진정한 경제적 성장과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남과 북이 휴전선에 200만의 병력과 가공할 중무장 화력을 투입하는 천문학적 군비 경쟁 속에서 경제가 제대로 발전하기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현행 남과 북의 경제 협력은 인도주의적 차원의 대북 지원을 넘어, 북한 지역에 시장 경제의 씨를 뿌리고, 미래의 시장을 선도하는 구상으로 경제 협력과 군비 축소 및 경제 투자의 전환을 통한 공동 번영의 밑그림을 통일 비전에 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제까지 이어오고 있는 남과 북의 상호 불신과 적대적 대결 관계의 현상은 사회 내부에 두텁게 내면화되어 있다.  

장차 통일된 한국 사회에서도 이러한 내재적 사회 갈등은 사회 통합의 큰 후유증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은 불을 보듯 확실하다.

더욱이, 우리 사회는 남남 갈등이라는 이념적 갈등의 깊은 수렁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  분단이라는 비극이 안겨주고 있는 대표적인 병리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사회가 발전하는데 필요한 원동력은 사회 구성원간의 신뢰가 절대적이다.  이 신뢰야 말로 국가발전을 주도하는 사회자본이다.

분단과 대립을 넘어 화해와 평화공존의 관계를 만드는 것은 안정과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그러므로 사회 구성원 모두가 기쁨을 누리는 희망의 통일 비전을 갖도록 해야 한다.

통일은 미완의 대한민국을 물리적으로 완성하여, 세계 강국으로 탈바꿈하는 절호의 기회라는 것을 모든 국민들이 확신할 수 있도록 꿈을 심어 주어야 한다.

미래 지향적 꿈을 담은 통일 비전은 국민 여론을 통합으로 이끌어 가는 힘이 되어 온 사회에 확산되어 나아갈 것이며, 통일을 위한 대북정책에 국민적 합의를 모으는 지혜도 이 비전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